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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아내의 온기

남자는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방문을 열고 아내가 들어왔다. 그를 방해하게 될까 주저하는 눈으로 남자를 살펴보다가 어깨를 방안으로 살짝 들였다. 남자도 어깨를 방문 쪽으로 살짝 틀었다. ‘살짝’ 두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움직임이었다. 아내는 그의 곁에 모로 누웠다. 거의 동시에 아내가 편히 누울 자리를 내주면서 남자는 아내의 몸에 꼭 맞춰 돌아눕고 그녀의 팔을 감싸듯이 안아 어깨를 가볍게 잡았다. 새끼손가락은 아내의 쇄골에 닿았고 손바닥은 자신을 향했다. 롤러코스터 안전바가 몸을 감싸듯이.

아내는 ‘오도독’ 작은 소리로 입에 있는 음식물을 잘게 부쉈다. 최대한 큰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신경 써서 씹는 소리였다. 남자는 아내의 머리칼 냄새를 맡으며 “괜찮아. 먹어도 돼.”라고 나른하게 중얼거렸다. 피식, 코웃음 소리를 내는 그의 아내의 광대가 옆으로 불룩 튀어나왔다. 그러곤 머리가 허전한지 이불 밖에 늘어뜨린 자신의 오른팔을 베려는 동작을 보였다. 그녀가 머리를 살짝 들어 올렸을 때 남자는 자기 오른팔을 아내 머릿밑에 받쳐주었다. 견과류를 씹고 있던 참인지 “어?”하면서 고개를 위로 살짝 돌리는 아내의 입에서 고소한 냄새가 났다. 아내는 무언의 몸짓을 덧붙였다.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 정돈하고 남자의 팔뚝을 서너 번 쓰다듬었다. 말하지 않아도 텔레파시처럼, 아내의 등허리에서 온기가 남자의 온몸으로 전해지며 무수한 고마움을, 세포 하나하나에 악수를 청하며 알렸다.

모든,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들을 향해 차분하게 감사를 표했다. 작은 사랑에도 감사를 표하는 그녀를 남자는 새삼 감동의 물결이 요동쳐와 세게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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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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