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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3)

탈고를 못 끝낸 장편소설

종업식

 

얼마 전 우연히 민석이가 이과를 마음에 둔다는 소리를 얼핏 들었다. 짐짓 못 들은 척 속으로는 아주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가끔 녀석이 나를 내심 좋아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하면서 설마라도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덮어두었지만 만일을 대비하려고 민석이에게 내가 지망하는 과가 문과임을 조금도 내비치지 않았다. 언젠가 그럴 줄 알았지만 한 번은 또 내 책상 앞자리에 돌아앉으며 어디로 갈지 정했냐고 묻기에 아직 못 정했다는 식으로 둘러댔다. 이렇게 저렇게 찔러보며 떠보아도 나는 딱 중립에 선 사람인 냥 “이과도 어렵고 문과도 어려워.”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어떻게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뭐, 내가 이 학교에 대한 소식을 한 가지도 모르고 살기는 하지만 아무 피드백이 없는 학교와 나 사이에서 민석이는 무슨 수로 내 소식을 용케도 알아내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너 문과 간다며?”

이미 진로희망조사서에 부모님 확인 도장까지 받아서 낸 뒤라 꾸물대며 할 말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선생님이 기한을 더 연장해서 주실 줄도 모르고 재빨리 낸 게 후회가 되었다. 한참 간을 보다가 최후에 냈어야 민석이가 못 알아채는 건데 말이다. 겨우 한 가지 거는 바람은, 민석이가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의 선택을 하지 않는 거였다. 처음 마음을 먹은 대로 이과를 써서 내도록 말이다. 한 번 뱉은 말도 있는데, 나는 마지막까지 ‘설마’를 놓지 못 했다. 하지만 나는 지지리도 운이 없는 1년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이든 내 예상을 빗겨가곤 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민석이가 내게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럼 우리 내년에도 같은 반 될 수도 있겠네.”

“너도 문과 썼어?”

“어. 너 설마 내가 이과 쓴다고 한 거 들었어? 못 들은 척하더니 다 알고 있네. 바보.”

여기서 바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이상해서 내 얼굴이 일그러지자 민석이는 얼른 “야, 장난, 장난!”이라고 애써 변명했다. 어쩌라는 걸까, 이 대책 없는 양반아. 나는 표정 변화 없이 mp3를 가방에서 꺼냈다. 이제 그만 내 시간을 방해하지 말고 떠나달라는 의사 표현이었다. 민석이는 할 말도 없으면서 괜히 싱글거리며 죽치고 있었다. 내가 상관없다는 태도로 이어폰을 귀에 막 꽂으려 할 때 민석이가 다시 말을 꺼냈다.

“우리 내년까지 같은 반 되면 벌써 4년째다. 너도 알고 있어? 되게 신기하지? 우연이 아닌 것 같아.”

“우연이든 아니든 징그럽지도 않냐?”

나는 그렇게만 대꾸하고 귀에 이어폰을 쑤셔 넣었다. 얼마 전부터 한쪽이 고장 나서 소리가 다른 한쪽에서만 나오고 있었지만 민석이만 모르면 장땡이었다. 갑자기 소리가 안 나오는 쪽의 이어폰을 내 귀에서 쑥 뽑아 자기 귀에 꽂으려는 민석이의 손에서 고장 난 이어폰을 서둘러 뺏어냈다.

“야, 같이 좀 듣자. 뭐 듣는데 혼자 들어?”

“아, 됐어. 나 잘 거야.”

민석이는 상처 입지 않은 척 입을 다물었다. 고개를 책상에 숙이고 자는 시늉을 하고 있으니 민석이는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다. 자주 내게 찾아오는 건 아니어도 민석이만 나를 찾아오니까 미심쩍게 볼 친구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싫었다. 이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보다 차라리 외로운 게 얼마나 괜찮은 삶인지 민석이는 이해해줘야 했다.

 

그리고 겨울방학, 이제 진짜 내 고등학교 인생의 중요 대목이 열릴 차례였다. 비단 승현이의, 승현이에 의한, 승현이를 위한 2학년이 아니었대도 다시 생각하면 그게 맞았다. 겨우 열여덟, 나는 내 인생에 다시 보지 못 할, 다시 올 수 없는, 다시 만나지 못 할 엄청나게 멋진 남자애를 만나고야 말았다. 그 가벼운 몸짓 하나에도, 손짓 하나에도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보듯 떠올리면 나는 어째서 그때와 똑같이 뱃속이 울렁이며 짜릿해지는지 알 수가 없다.

우연처럼 내 귀에까지 닿은 소식은 생각할수록 기뻐 놀랄 일이었고, 말도 안 되는 행운과 기적의 범람이었다. 반 배정을 받고 종업식을 하루 앞둔 날, 아무리 속삭여도 목소리가 큰 강민경이 무리에게 전하는 말은 나에게 똑똑히 들려왔다.

“혀니 2반, 혀니 2반.”

나는 손에 들린 생활통지표를 내려다보았다. ‘2학년’까지는 컴퓨터로 인쇄된 활자였고 그 다음 밑줄 위에 선생님이 펜으로 쓴 숫자가 적혀 있었다. ‘2.’ 둘 중 무엇이든 하나는 잘못 된 것 같았다. 내가 귀가 어떻게 되어서 민경이 말을 잘못 들었거나 선생님이 39개의 통지표에 수를 적다가 하나쯤은 실수한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절대로.

 

고작 2주간 집에서 동생과 다투느라 겨울방학을 허비하는 바람에 겨울보충학습이 눈 깜짝할 새에 돌아오고 말았다. 아침 일찍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나를 약 올리기 위해 동생은 늦잠도 자지 않고 일어났다가 내가 현관문을 나서면 “난 다시 자러 가야지!” 라고 일부러 큰소리로 소리치고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차피 동생의 앞날도 나와 다르지 않아서 약이 오르지도 않는데 아침부터 웬 기운을 쓰고 난리일까 생각했는데, 지 나름대로 나를 배웅하는 방식인 것 같아서 부쩍 동생이 귀엽게 보였다. 학교 정문에 내려다주는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나는 아직도 초등학생 때 입던 낡아빠진 내복을 입고 나와서 깡마른 몸으로 앙탈을 부리던 동생의 아침 모습이 떠올라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수업을 듣는 동안에는 한두 차례 집에 언제 오는지, 빨리 오라는 둥 문자를 보내며 심심해하다가 막상 저녁 6시쯤 집에 돌아오면 본 체 만 체하는 녀석이었다.

내 마음이 요새 들어 괜히 이만 평방미터로 넓어진 것은 아니었다. 거의 대강 주변 친구들의 반 배정을 꿰고 있던 터였다. 아직 종업식 전이라 통지표에 확실하게 낙인찍힌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반 선생님이 실수를 하셨는지, 아니면 학생들 중에 유능한 해커가 몰래 잠입했는지 1학년 학생들의 반 배정 표가 유출이 되어 부지불식간에 전 반에 소문이 퍼져버렸다. 선생님들은 이미 쏟은 물을 담겠다며 유출된 자료를 본 사람은 자발적으로 다 삭제하라고 경고하셨지만 기억을 삭제할 방법은 없는 것이었다.

 

민경이가 아주 오랜만에 내게 말을 건 것도 내가 몇 반인지 친절하게 가르쳐주기 위함이었다. 어찌나 친절하고 고운 말투인지 기름에 미끄러질 듯 반지르르했다. 결국은 자기와 반이 갈린 사실을 알고 기쁜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지만 그래도 나로선 고맙긴 했다. 헌데 모두와 반이 갈린 것은 아니었다. 율희도 나와 한 반이었다. 운 좋게 효은이는 민경이와 한 반이 되었고 연주도 반이 갈려서 3반이라고 했다. 정이는 혼자만 이과에 지원했는데, 중학교 때 어울리던 친구들이 다 비슷한 성향들인지 대다수가 이과에 지원했다며, 문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의 수가 적은 이과는 웬만하면 친한 친구들과 한 반이 될 수 있었다.

율희는 민경이네 무리에서는 좀 조용한 편이었다. 잘 웃는 인상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수동적이라서 나는 율희의 성격은 거반 파악하지 못 했다. 그런데 워낙 율희는 민경이네 무리와 붙어 다녔고 나머지 반 친구들과는 그냥저냥 지냈는데 2학년에 올라가면서 친한 애들과 전부 떨어지자 보험이라도 들려는 건지 나에게 친한 척 다가와서는 “우리 같은 반이래.” 라고 웃는 얼굴로 말을 걸었다. 마냥 반가워할 만한 변화는 아니라서 경계 태세를 늦추지는 않았지만 율희에게 그다지 나쁜 감정도 없었고 해서 나는 또 한 번 ‘사람들은 다 이렇구나.’하는 생각에 잠겨버렸다.

저쪽 구석자리에 옹기종기 앉아서 얘기 중인 보희네가 눈에 들어왔다. 보희네는 내가 다 알고 있듯이 머리들이 전부 이공계통이었다. 혼자만 문과를 지원해서 이도저도 못 하고 반이 떨어진 미연이가 팔에 얼굴을 묻고 훌쩍이고 있었다. 그런 미연이의 머리와 등허리를 연신 쓰다듬어주며 위로해주는 보희와 연경이, 동미-뚱뚱이라 명명했던 두 친구들-는 사실 미연이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어주지 못 했다. 몇 번 네 사람이 붙어 서서 과를 지망하는 문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기어코 보희네 세 사람은 미연이의 바람을 꺾은 모양이었다. 나는 본인의 적성에 맞춘, 또 미래를 계획하는 진로 문제에서 어린애처럼 떼를 쓰는 미연이가 철이 없어 보였다. 비사교적인 성격 탓에 내년이 두려운 마음은 이해해도 친구들의 앞길을 막아서며, 뜻을 굽히지 않고 우는 짓을 하다니! 보희네 애들은 뭐가 그리 미안한지 죽을상을 하고 쩔쩔매며 미연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사실 반대의 측면에서 보면 미연이는 너무 한없이 솔직했고, 보희네 애들은 가식적이었다. 자기들은 이과에 함께 들어가서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 없이 다음 해를 시작하게 되겠지만 결국 미연이는 위로 받는 신세를 면하지 못 하고 어린 양처럼 떨며 2학년의 낯선 문턱을 혼자 힘으로 넘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안타까운 눈길로 미연이를 멀리서 지켜보았다. 나와도 반이 갈려서 도움을 줄 형편은 아니었고, 더욱이 내 도움을 바라는 미연이도 아니기는 했지만 아무튼 불쌍하게 보이기는 했다.

 

한 가지 더 좋은 소식이 남아있었다. 드디어 민석이와의 질긴 인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반도 멀리 떨어져서 잘만 하면 층 자체가 달라 아예 얼굴 마주칠 가능성도 없으리라는 기대도 품게 되었다.

“너 2반이라고? 진짜? 나 7반이야. 이거 거짓말 아냐? 조작인 것 같아.”

“조작 아니면?”

“아니면 다행이지. 조작이 아니어야 돼.”

민석이가 싱글싱글 웃으며 웬일로 대화를 짧게 끊고 먼저 자리에서 떠나주었다.

 

세상은 달라졌다. 눈부시게 빛이 반짝이는 세상이었다. 간밤에 새하얀 눈이 내려서 소복이 땅을 덮어주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반 배정 소식을 듣고 집에 오자마자 나는 무작정 동생을 마주 앉혀 놓고 “김민석 7반이야! 난 2반인데!” 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동생은 자기 일이라도 되는 냥 신나서 방방 뛰었다. “언니, 근데 한승현은?” 동생의 질문이었다. 나는 눈을 끔벅거렸다. “그건 아직…….” 동생이 숨을 폭 내쉬며 쉽사리 풀이 죽었다.

“아, 그리고 강민경도 다른 반이야. 반율희는 같은 반이지만…….”

“그건 잘 됐네.”

동생은 다시 몸을 돌려 컴퓨터 모니터에 눈을 박았다. 내 마음하고 아주 흡사한 반응을 동생이 보여주었다. 그래, 나도 그런 심정이었다. 강민경과 또 같은 반이 되면 불편이야 하겠지만 별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미 1년 혼자 지내면서 어느 정도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고 적응도 되었고 내내 이런 생활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 자리 잡혀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민경이네 무리와 반이 갈렸고, 이때 어울릴 만한 반응은 딱 이 정도가 적당했다. ‘그건 잘 됐네.’

 

반 배정이 확실해지고 1학년 종업식 날이 되었다. 나에겐 남은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는 시간이었다. 아니, 그런 줄로 믿고 있었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며 개근상장을 건네주실 때, 나는 다시 수련회의 그 날 밤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그때와 똑같은 눈빛으로 선생님이 나를 내려다보고 계셨다. 따뜻하고 자상한 선생님이셨던, 우리의 1학년 입학과 동시에 첫 부임한 교단에서 뜻깊은 1년을 보냈을 나의 담임선생님이 매우 의미심장한 눈길로 나와 눈을 맞추셨다. 나는 내가 선생님을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던 것보다 선생님의 비중을 크게 두지 않고 1년을 보냈다는 사실이 모처럼 아둔하게 여겨졌다. 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셨는데, 나는 그를 잘 알아보지 못 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도 하나 떠올리지 못 했다. 그저 한 번인가 수업 도중에 나를 웃겨보겠다고 하시며 어설프게 관심을 표현하셨던 일도 나는 짜증스러웠던 기억으로 치부한 것이었다.

 

종업식 순서가 대부분 끝나고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주섬주섬 책가방을 정리하고 못 가져간 책, 인쇄물, 문제집을 빈 박스에 집어넣고 끌어안았다. 승재나 나처럼 친구가 없는 애들부터 어기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교하려 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승재와 내 이름을 불러서 교실에서 나가지 못 하게 하셨다.

“얘들아, 우리도 단체 사진 한 장 찍어야지! 다 이 앞으로 모여 봐. 남학생들 빨리 책상 다 뒤로 밀어!”

선생님의 말씀에 여자애들은 거울을 꺼내 보느라 난리였고 남자애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책상과 의자를 전부 사물함이 있는 뒤쪽으로 밀어버렸다. 이미 단체사진을 찍고 나온 다른 반 아이들이 우리 반 교실을 기웃거리자 선생님이 그 중에 한 남자애를 불러와서 미리 챙겨 오신 사진기를 건네주셨다.

“자, 여자들 빨리 거울 그만 보고 자리에 서 봐! 민경아, 거울 안 봐도 이쁘다. 어허! 반율희, 오다 말고 왜 다시 돌아가니?”

과연 마지막까지 안 오고 버티는 애들은 민경이네 무리였다. 나는 책상 위에 박스를 내려놓고 반 친구들 가에로 걸어갔다. 선생님이 교실 뒤편 거울에 서있는 여자애들을 끌고 오셨고, 남자애들은 담임선생님을 가운데 세우려고 했다. 선생님이 나를 붙잡은 채로 가운데로 끌려가셔서 나는 얼결에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승민아, 선생님 옆에 서도 돼지?”

반무테 안경 속에 조그만 눈으로 웃어 보이며 선생님이 물어보셨다. 나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사진기를 들고 서있는 남자애가 비로소 “준비 다 됐죠?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자세를 낮춰 사진기 셔터를 눌렀다. 다 찍은 줄로 생각하고 몸을 풀던 우리들은 ‘차라라라락!’ 연달아 발사된 셔터 소리에 “아!” 하는 단말마의 탄식을 터뜨렸다. “뭐야!”

선생님이 남자애에게 사진기를 돌려받으러 가면서 “풉!”하고 웃음을 참으며 말씀하셨다.

“연속촬영이었어! 연속촬영!”

“아, 뭐예요, 선생님!”

친구들이 한꺼번에 아우성을 치며 선생님께 야유를 퍼부었지만 아무도 기분이 상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생각지 못 한 상황을 다들 즐기는 듯했다.

단체사진도 찍었으니 나는 더 미련 없이 교실을 떠났다. 박스를 덜커덩거리며 내리막길을 따라 정문을 향해 걸었다. 찬바람이 쐑쐑 불어와 머리를 흩뜨리며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무릎과 발가락 끝, 허벅다리, 종아리, 박스를 안고 있는 두 손과 바람에 무방비한 귀가 녹슨 기계처럼 딱딱하게 굳어갔다. 평소 같으면 학교가 파하자마자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하굣길에는 길 잃은 고양이들 몇 마리처럼 나를 포함한 몇 명의 학생들이 띄엄띄엄 인도 위를 걸어가고 있었다. 종업식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교실에 남아 아쉬움을 달래고 있을 친구들은 따뜻한 온기 가득한 공간에서 추운 겨울의 바깥세상은 까마득히 잊어버렸을 것이다. 잊혀진 존재들이 점점이 나뉘어 걷는 보도에는 적막만이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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