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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페알못의 뇌피셜

  페미니즘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그러기 전에 내가 페미니즘을 잘 모르니까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보고 운을 떼는 게 좋겠다. 네이버 두산백과사전에서 요약한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이다.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명시하는 페미니즘은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ㆍ경제ㆍ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라고 한다.

  다른 여러 철학적, 사회적 사상이나 신념 등이 일리 없는 말로 시작하지 않듯이 페미니즘의 의미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만하고 동조할 만한 타당성이 갖춰져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도 못했을 그저 그런 사견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헌데 페미니즘이 동조와 공감만을 받으며 성행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오늘날 그야말로 뜨거운 이슈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페미니즘이다. 그렇지만 그다지 긍정적인 여론으로 뜨거워진 이슈는 아닌 걸로 보인다. 오히려 까딱 잘못 하다간 큰일날 성싶은 매우 민감한 이야기감이 되어버렸다.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어느 쪽이든 매우 극단적인 방향을 가진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얼마전 가만히 길을 걷다가 이런 발상이 들어왔다. '지금의 페미니즘은 개인주의에서 온 것은 아닐까?' 사실 안 그래도 요즘 세태가 매우 마음에 안 들고 불만에 가득 찬 상태에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 의구심 어린 발상이었다. -언제는 세태가 마음에 들었느냐 하면 한 번도 그런 적 없으나- 개인주의라는 건 그렇다. 개인이 다른 어떤 가치 중에서도 가장 최상위층에 있는 것이다. 사회 제도라든가 문화라든가 하는 것들이 다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도록 형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인간에게는 매우 적합하지 않은 주의라는 게 내 주장이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며 살게끔 되어있다. 그런데 이 사회에는 악과 병폐가 그득그득하다.  사회악이 발생하는 연유가 사회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악의 개념은 사회적 모순을 발생원인으로 보지만 사회에서 발생하는 악은 단지 사람의 악한 본성이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되었을 뿐이라고 본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는데 바늘이든 소든 도둑질하려는 마음이 발동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는 사실이 인간의 악한 성향을 드러낸다. 인간은 남의 물건을 탐하고 갖지 못하면 질투하고 빼앗을 힘이나 꾀가 있으면 빼앗고 돈이라도 있으면 같은 것을 가져야 속이 시원해지게 마련이다. 민주주의가 빈곤을 면하게 해주나? 인간은 절대 그럴 마음이 한 치도 없다. 내가 더 가져야, 남보다 더 나아야, 남이 나보다 못나야 행복할 줄로 착각한다. 이런 본성을 가진 인간이 어울려야 할 존재도 인간이다. 그런데 개인주의? 어느 개인을 존중하려면 어느 개인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본성으로 똘똘 뭉쳐있는데 도대체 어느 개인을 존중해야 하는지 선택할 수 없는 개인주의?

  페미니즘적 견해라고 하지만 그건 올바른 페미니즘 견해가 아니라고 취급 받는 요즘의 페미니즘 견해가 외면받는 이유는 여기에서 온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떤 개인, 여성이라는 개인을 존중하려는 제도나 관념이 멸시 받고 쌍욕을 얻어먹는 건 반대쪽 개인, 즉 남성이라는 개인을 도태시키고 소외시키기 때문 아닐까? 실제로 도태되고 소외되는 게 아니라 할지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하거나 심리적으로 압박시키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실상 여성의 권리가 여성이 만족할 만큼 대단히 좋다고는 못한다. 아니면 상대적으로 남성만큼이나 여성의 권리가 존중받고 있다고도 못한다. 그것을 어느 개인이 판단할까? 어느 여론이 맞다고 할 수 있을까? 다수결의 원칙으로 가장 우세한 여론이 옳은 소리를 하는 걸까?

  세상은 부조리하다. 사람이 그렇기 때문이고 그런 사람들이 만든 세상이기에 그렇다. 여성에게는 이 세상이 부조리할 수밖에 없고, 그건 남성에게도, 아이에게도, 노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만족할 만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산다. 남자는 긴 인생을 가정을 경제적으로 부양할 의무를 지고 산다. 여자는 긴 인생을 살림과 육아, 가족 구성원을 보살필 의무를 지고 산다. 일반화가 아니라 실제 사회상이 그렇다. 결코 쉬운 인생을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사람들은 여기에서 오는 부당함과 불편함, 억압과 강요, 책임감, 평가를 견딘다. 바로 어디에서 오는 부조리일까? 바로 우리에게서 오는, 부조리와 악한 본성으로 똘똘 뭉쳐서 남이 나보다 못나야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사람에게서 오는 부조리이다.

  사람이랑 어울려 사는 거 다들 힘들다고 말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조차도 사람이다. 누군가는 당신으로 인해 힘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상대적이니까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이 된다. 그렇다 보니까 '미움 받을 용기'라든지 나를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다든지 하지만 과연 당신도 그럴까? 당신은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걸까? 다른 사람을 나쁘게 평가하지 않고 사는 걸까?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 너그럽고 관대하다. 생각 이상으로 자기를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산다. 부정적인 평가는 모두 '오해'를 받는 것으로 여긴다. 요즘 사회는 도통 '자기반성'을 모른다. '자기반성'은 나는 남에게 부당하지 않았을지 돌이켜보고 고쳐야 할 점을 정정당당하게 수용,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좋은 삶의 태도이다.

  과연 여성은 행복할까? 과연 남성은 행복할까? 행복이 '性'적순인가? 여성은 부당한 인생을 종용 받았다.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꾸준히 부당한 일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억압에서 벗어나려, 세상을 바꿔보려 노력한다. 세상이 바뀌는가? 사람의 본성은 한 번도 변한 적 없건마는.

  어느 하나의 권리 신장을 위한 노력은 이제 조금 진부한 메커니즘이다. 제대로 된 유토피아는 인간 본성을 제대로 탐구하고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망상증 환자의 이상향에 그치고 말 것이다. 싸우고 투쟁해야만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우리가 입에 닳도록 말하는 '권리'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의구심이 솔솔 피어나지 않는가? 정당한 세상을 기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번도 정당한 적 없던 사람들끼리의 사회에서. (나와 너를 포함하여 세상에 완벽히 선량한 사람 한 명도 없다.)


요약 : 사람이 얻는 고난과 부당함은 사람이 뿌린 후 거둔 결과.

덧붙임 : 죄 없는 자만 죄 지은 자에게 돌 던지라고 하는데 요새는 돌을 실제로 던지고도 남을 사람이 많다. 자기에게 얼마나 관대해졌고, 뻔뻔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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