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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름이야기(46~50)

2013년作 시나리오

Scene #46

 

다음날 통근버스. 지은과 은영이 나란히 함께 탄다. 우영,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사람을 본다. 지은과 은영, 우영의 건너편 자리에 앉는다.

 

우영 : (은영을 보며) 어떻게 된 거야?

지은 : 아~ 어제 은영이 수강신청 기간이라서…….

우영 : 아니, 이제부터 안 나올…

지은 : (우영의 말을 못 들은 척) 은영아, 수강신청 잘 했어?

은영 : 아까 말했잖아.

지은 : 아, 맞다! 망했다고 했지. (과장되게 웃는다.)

 

우영, 의심스럽지만 은영이 다시 나와 왠지 안심이 된다. 지은, 우영이 다시 똑바로 보고 앉는 것을 곁눈으로 보고 아무렇지 않게 은영과 대화한다.

 

 

*Scene #47

 

쉬는 시간마다 정민이 은영을 찾아와 장난을 건다. 정민이 슬쩍 건드리면 은영은 예의를 차리며 피한다. 우영은 멀리 팔레트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는 척, 두 사람을 지켜본다. 지은이 두 사람 사이에서 놀다가 우영에게 다가온다.

 

지은 : 오빠, 뭐해?

우영 : (여전히 지은이 의심스러움) …….

지은 : 달력 보고 있어? 2학기에 쉬는 날 얼마나 있나 보려 그러지?

우영 : …….

지은 : 오빠 요번에 몇 학년이지?

우영 : …….

지은 : 응?

우영 : 3학년.

지은 : 아직 많이 남았네. 그럼 내년이 4학년?

우영 : 어.

지은 : 졸업은 2010년에? 헤! 대박 많이 남았다!

우영 : …….

지은 : 아! 나도 졸업 빨리 하고 싶다. 생각보다 별로 재미없어.

우영 : 졸업하면 더 재미없을 걸.

지은 : 그런가? 아냐! 난 그래도 빨리 졸업해서 해외로 배낭여행도 가고 외국 친구들도 사귀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쌓고…….

우영 : 무슨 돈으로?

지은 : 무슨 돈? 일단은 아빠한테 빌렸다가 취직하고 갚아야지.

우영 : 쉬는 시간 끝났다. 수고해라.

지은 : 벌써? 으아! 지겨워.

 

정민, 우영이 가는 것을 보고 은영에게 인사하고 우영을 따라 간다.

 

정민 : (우영의 목에 팔을 두르며) 야! 새꺄! 왜 구라 깠어?

우영 : (귀찮아한다.) 뭐가요?

정민 : 니가 은영이 아프다며! 아픈 적 없다잖아!

우영 : 저도 몰라요, 형.

정민 : 모름 좀 맞을까?

우영 : (피곤한 표정)

 

(Fade out)

 

 

Scene #48

 

통근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우영. 저녁이지만 아직 날이 밝다. 전화가 온다.

 

우영 : 어, 엄마. … 거의 다 왔지. … 빵? 알았어. 엄마 맨날 먹던 거 말이지? … 응.

 

전화를 끊고 발길을 돌려 근처 빵집을 찾아간다.

 

(Fade out)

 

 

Scene #49

 

날이 어둑어둑하다. 빵 봉지를 들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우영.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간다.

 

엄마 : 야, 최우영. 빵 하나 사는데 뭐가 이렇게 늦어?

우영 : (어두운 얼굴) 사왔으면 됐잖아.

엄마 : 뭐 하다가 이제 와?

우영 : (중얼거리듯 말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피곤해.

엄마 : 최우영!

우영 : (성질부리듯) 아, 왜! 쫌!

엄마 : (신경질적으로) 엄마 말이 말 같지가 않아? 왜 이제 들어왔냐고 묻잖아!

우영 : 가다 친구 만났다고!

엄마 : 그 말 한 마디 하기가 그렇게 힘들어?

우영 : (버럭 소리 지른다.) 그래! 힘들어!

엄마 : 저게 어디서!

우영 : 엄마는 나 힘든 거 모르지? 엄마가 벌써 일 안 하고 쉰 게 몇 년 짼데! 우울증이 무슨 벼슬이야? 엄마 땜에 나야말로 우울해 미치겠어! 죽고 싶다고!

엄마 : 뭐… 뭣?

우영 : 나 혼자 공부하랴 일하랴 힘들어 죽겠다고! 엄마는 왜 그렇게 엄마만 생각해? 아빠도 엄마 땜에 집구석에 오기도 싫어했어! 그 인간도 마찬가지야! 몇 달에 한 번 돈 몇 푼 보내주면 다야? 차라리 그깟 돈 보내지도 말라 그래!

엄마 : 너 어떻게 그런 말을…?

우영 : (충격 받은 엄마의 눈을 보다가 씩씩대며 밖으로 나간다.)

 

우영, 정처 없이 무작정 길을 걷는다. 눈물이 앞을 가려오자 거칠게 닦아낸다. 서러움이 폭풍처럼 우영을 감싼다. 곧 무너져 내릴 듯 가슴이 미어져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커져 더더욱 괴롭다. 간신히 눈물을 참으며 휴대폰을 열어본다. 아무런 소식이 없다.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우영 : (얼굴을 가리고 웃으며 혼잣말) 진짜 쪽팔려……. 내가 무슨… 사춘기도 아니고… (웃다가 다시 얼굴이 일그러진다. 얼굴을 감싼 손바닥 아래로 눈물이 흘러나온다.)

 

(Fade out)

 

 

Scene #50

 

엄마 : (우영을 흔들어 깨운다.) 우영아! 일어나. 시간 다 됐어.

우영 : (잠에서 깨며 신음한다.)

 

우영, 눈을 떠보니 꿈이었다. 방 안에는 우영이 홀로 누워있다.

우영, 조심스레 안방 문을 열어본다. 엄마가 돌아누워 자고 있다. 조용히 문을 닫고 나온다.

 

(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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