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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어느 아침

2012년 블로그

  봄날 어느 아침에 너를 보았지.
  일찍 학교에 와서 창가에 기대어 등교하는 친구들을 구경하고 있었어. 내 옆에는 단짝 친구가 함께 서서 종알대며 까만 머리통이 하나 둘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지. 유난히 새까만 너의 짧게 깎인 머리를 보았어. 나도 모르게 네 이름을 외쳤고 내 작은 목소리는 너를 반응하게 했어. 넌 고개를 들어 2층 교실 창가에서 너를 내려다보며 손을 흔드는 여자애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해주었지. 친구도 네게 반갑게 인사했고 나는 작게 미소 지은 얼굴로 너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손을 흔들었지. 너의 모습이 건물로 들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도, 흥미를 잃은 친구가 자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에도 나는 네가 있던 자리를 눈여겨보며 가만히 기대어 서있었어. 이토록 긴 여운을 남길 줄은 그땐 몰랐을지도. 혹 그때 널 부르지 못했다면 단 한 번도 네 이름을 그렇게 부르고 또 눈 마주치고 아침 인사를 건네지도 못했을 거야. 나는 눈이 검고 초롱초롱 빛나는 사람을 보면 호감이 가더라. 그때 네 눈이 그렇게나 까맣게 빛났던 걸 누가 알았을까?
  너의 이름을 처음 용기 내어 불러보고 인사를 하고.. 그 일이 그렇게나 자연스럽게 흘러갈 줄 미리 알았다면 더 빨리 용기를 내볼 걸 그랬어. 좀 더 가까운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네가 잘 지내는 줄 알지만 그래도 아쉬워. 아무 말도 네게 할 수 없었던, 여전히 부끄러움과 수줍음 많은 내가 참.. 안타깝기만 해.
  아직도 15살 어린 소녀 같은.. 구제불능인 거야. 언젠가 너만큼이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꼭 용기내보고 싶어. 
  그 사람 이름 불러보고 그가 돌아보면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어 인사할 거야. 안녕~
  어느 봄날 아침, 덕분에 참 따듯했어. 인사해줘서 고마워. 그게 나 때문이 아니었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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