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속풀이를 위함이다. SNS를 몇 가지 하는데, 버디버디, MSN, 싸이월드(네이트온),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순으로 활동 영역을 옮겨왔다. 중간에 트위터나 미투데이도 했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열심히 글을 써온 장소는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었다. 그리고 좀 더 개인적인 공간으로 미투데이, 네이버 블로...
이번 윤독시간은 온라인에서 가진 두 번째 모임이었다. 오프라인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정부에서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종교행사나 소모임을 금지시켰기 때문이고, 둘째는 과반수의 모임원들이 같은 시간을 내서 모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연유였다. 물론 첫 번째 온라인 모임 이후 두 번째 모임이 있기 전에 정부에서는 다시금 일...
우리가 이런 저런 일들을 겪는 동안 날이 많이 더워졌다. 무더위는 나에게 아주 긴 밤을 선사한다. 피부를 뒤덮은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찬 바닥에 몸뚱이를 데굴데굴 굴린다. 몸이 좀 식으면 알아서 잠이 온다. 새벽녘에는 오히려 추위 때문에 잠이 깨버린다. 도로 요 위로 올라가 주섬주섬 이불을 덮으면 간밤에 억지로 잠을 청할 때보다 잠이 잘 온다. 몇 시간 남지...
거품이 끓다가 푹 가라앉고 모래에 소리없이 흡수되는 파도의 경계선을 바라본다. 가벼운 현기증이 올 정도로 반복되는 파도의 몸짓을 오래도록 즐기다가 뱃속 깊이 눌러둔 한숨을 기일고, 기일게 내뱉어버린다. 아주 많이 길어서 이 숨은 끝이 있기는 할까, 의문이 들만큼 오래도록 숨을 뱉어내고 뱉어낸다. 완전히 내 안에 새로운 호흡만으로 가득 차오를 때까지, 남아있...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윤독 모임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같은 주기가 적당하다고 본다. 달에 두 번은 체력으로나 시간으로나 부담스럽고, 달에 한 번은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최대한 즐겨보려는 만반의 준비를 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윤독 모임은 불참자가 소수 발생하고 말았다. 저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
개연성 없는 이야기는 매력을 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개연성 떨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중증 몽상가 기질을 타고난 사람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고, 실제로 그만한 일을 겪기 전까지는 '개연성'을 남의 이야기로만 치부해 온 것이다. 글 연습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글로 먹고 살만큼 노련한 글 솜씨가 내게 있으니까 사회가 곧 알아주겠지하는 허황된 믿...
그 동네가 정확히 종각인지 종로인지 잘 모르겠지만 첫 모임 장소는 그 부근 스터디 카페로 정해졌다. 장소를 미리 알아본 범이가 우리가 약속한 시간에 방 하나를 예약해두고, 약속 당일 대관료 얼마를 낸 뒤 일찌감치 자리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 전염병에 대한 방역조치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분위기 탓인지 첫 모임에는 네 사람이 빠지고 다섯 ...
나는 곧잘 단념하고, 곧잘 잊어버리고, 다시 따분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며 어지러워진 마음을 정리하곤 한다. 정리라는 게 길게 이어진 리본 중간 마디를 싹둑 잘라낸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지금 말하는 정리는 말 그대로 지저분한 가지를 쳐내듯 깔끔하게 정돈한다는 말이다. '복잡한 것은 딱 질색'이라고 학을 떼는 나라도 어디서 불어왔는지 출처 모를 바람을 ...
오백국수에서 들깨칼국수에 갈비만두를 먹고 나면 아뜰리에 카페를 들러 차 한 잔씩 들곤 한다. 적당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맛까지 보장하는지라 점심시간의 아뜰리에는 여직원끼리의 작은 회식을 즐기는 2차 자리로 완벽했다. 채 꺼지지 않은 배를 쓰다듬으며 커피 향내를 맡고 있으면 나른한 기운이 서서히 몸에 퍼져왔다. 느릿한 말투로 이런저런 잡담을 하는 도중에 나는...
전부 보여줄 수도 있고,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걸 보여준다 해서 모든 걸 보여준 거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보여줄 때에는 보여주는 이유가 있고, 보여주지 않을 때에는 감추는 이유가 있다. 사람은 애초에 다분히 의도적이면서, 다분히 본능적이며, 까다로울 정도로 약아빠진 데다가 어리석을 정도로 빈틈을 보이고 만다. 약은 수로 제 원하는 바를...
마침 그런 생각을 하던 참이어서 우연찮은 일들에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그러나 또 금방 놀랄 만큼 큰일은 아니지 않느냐는 머리 반대쪽에서의 빈정거림이 들려왔다. 어쨌든 이름이 가진 오묘한 힘에 대해서 곰곰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이름을 갖지 못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도 연세 드신 노인들 중에는 이름이라 하기 민망할 정도로 의미가 빈약한 - 말째...
사방에는 뿌연 우유가 공기 중에 녹아내린 듯이 안개가 자욱했다. 쌀쌀한 아침 공기와 제법 따가워지는 정오의 햇살이 원인이었다. 조울증을 보이는 날씨에 동감하며 건조한 눈으로 턱을 괸 채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는 내 모습을 떠올린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듯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현실 세계'가 바로 나와 우리들의 것인 줄 모두들 너무나 잘 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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